결혼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신랑 신부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를 사랑하겠습니까?" 주례 선생님의 이 질문에 "글쎄요. 살아봐야 알겠는데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모든 신랑 신부가 자신 있게 "예"라고 대답하지만, 정작 결혼 후에 평생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는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대부분 연애할 때는 온갖 이벤트와 감동적인 멘트 등으로 서로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이란 걸 통해 마음을 얻었다고 판단하면 대부분이 노력을 그만둘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소홀하게 대합니다. 이제 시작일 뿐인데 마치 게임 끝났다는 듯 행동하는 부부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뭔가 심하게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 안 드시나요? 연애할 때는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고 해도 결국은 남입니다. 결혼이란 걸 통해 드디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는 거고요. 남과 가족 중 어느 쪽이 소중한지 모르는 바보는 없습니다. 그런데 남일 때는 그토록 잘해줬으면서 정작 소중한 가족이 되어서는 소홀하게 대한다는 거 정말 멍청한 짓 아닐까요? 

수많은 커플들이 크나큰 착각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노력을 많이 했으니까 사랑이란 놈이 이제부터는 지가 알아서 쑥쑥 커주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건 씨만 뿌려놓는다고 해서 알아서 쑥쑥 커주지 않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주지 않아도, 조금만 소홀해도 금세 시들어버리기 쉬운 예민한 녀석입니다. 정작 더 많은 관심과 표현이 필요한 건 연애할 때가 아니라 결혼한 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누구나가 행복한 결혼생활 하기를 바랍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의 바탕에 사랑이 있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핑계로 서로가 사랑하기를 귀찮아하는 순간부터 행복은 조금씩 멀어져 갑니다. 저절로 커갈 거란 사랑에 대한 엄청난 착각을 빨리 깨우치고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노력해라는 것이 꼭 돈 들여서 거창한 이벤트를 자주 하라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사랑은 작고 소소한 표현만으로도 얼마든지 키워갈 수 있으며, 꾸준함과 약간의 희생정신 그리고 서로에 대한 관심만 있으면 됩니다. 서로를 잡아놓은 물고기라 생각하지 말고 매일 물 주고 가꿔야 하는 꽃이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겠다.'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